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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

중급 강습 이야기 3

by 스윔달링 2025. 3. 16.

1. 생존 수영법

평영은 제가 가장 수월하게 배운 영법입니다. 사실 초급반에서 이제 막 수영시작할 때, 제가 개구리헤엄 비슷하게  하는 것을 보고 강사님이 수영 따로 배운 적 있느냐고, 자연스럽게 평영 발차기 잘한다고 칭찬하셔서 당황한 기억이 있습니다. (반이 한번 바뀌는 바람에 그 강사님과는 영원히 작별했네요 ㅠ.ㅠ) 그냥 본능적으로 헤엄치고 있었는데, 수영을 배운 줄 아셔서 놀랐던 겁니다. 그때 용기를 얻어 지금까지 수영을 잘 배우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오늘 저희 중급반 호랑이 쌤은 평영으로 수업을 시작하셨습니다. 흥미로웠던 것은 영법 자체보다 스타트를 어떻게 하는지에 중점을 두셨다는 점입니다. 평영의 경우, 처음 출발할 때 돌핀 킥 1번, 팔동작 1번, 출수하기 전 평영 킥 1번을 허용하는 것이 경기 규정이라고 합니다. 선수들이 스타트를 할 때 어떻게 하는지 궁금했는데 그러한 룰을 직접 배운다고 생각하니 되게 신기했고, 그게 초급반과 중급반의 다른 점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영법의 시작과 중간의 턴 동작 그리고 피니시까지 정식 수영을 하는데 필요한 방법까지 배우는 것이니까요. 사실 평영을 좀더 알아보면, 독일에서는 가장 먼저 평영부터 배운다고 합니다. 물 위에 얼굴을 내밀 수 있는 시간이 가장 많은 영법이기 때문에 호흡이 비교적 수월하여 생존을 위한 영법으로 가장 먼저 가르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제가 평영이 가장 편하게 느껴지는 이유도 호흡이 수월해서입니다. 저는 자유형을 할 때 유독 숨이 차서 고민이 많습니다. 힘들 때마다 중간에 평영으로 헤엄쳐주면서 혼영을 즐기고 있습니다.  
 

 

2. 새로 장만한 수모와 수경

 
그동안 사용했던 물안경은 이제 앞이 거의 보이질 않아, 장님같은 마음으로 수영을 해왔으나 더는 참을 수 없어 얼마 전 아레나의 제품으로 하나 장만했습니다. 깃털처럼 가볍고 습기가 차지 않아 앞도 훤히 잘 보이더군요. 컬러는 무난하고 실패가 거의 없는 블랙입니다. 수경을 바꾸니 수경의 짝꿍 수영모가 마음에 걸렸습니다. 제가 사용하던 수영모의 재질이 스판이서 착용할때 당기지 않고 착용감이 편하긴 한데, 머리카락이 깔끔하게 정리가 안되었습니다. 이 제품 말고도 수영장 등록 할 때, 사은품으로 받은 것이 있는데 실리콘 소재여서 쓰고 벗을 때 너무 아팠고, 머리카락이 많이 빠졌습니다. 실리콘과 스판 소재 모두 불만족스러웠기 때문에 이 참에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수모는 2개를 구입했는데, 스판 소재 제품과 폴리우레탄 제품을 각각 구매해 봤습니다.  우선, 스판 소재의 화이트 컬러 수영모를 사용해봤습니다. 스판 소재가 원래 그런 것인지 역시나 머리카락 전체가 깔끔하게 정돈이 되지 않는 느낌이었습니다. 심지어 수영하면서 머리카락 속이 간지러웠습니다. 약간의 실망을 뒤로하고, 같이 구매한 다른 제품을 사용해 봤습니다. 폴리우레탄 소재는 처음 사용 보는 거라 낯설었지만, 실리콘이나 스판 소재보다 쓰고 벗을 때 수월한 느낌이고, 머리카락이 덜 빠지는 것 같았습니다. 착용감이나 머리카락 정돈되는 부분 그리고 착용 핏까지 모든 게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 수영모는 스피도라는 브랜드의 제품으로, 수영인들에겐 엄청 유명한데, 일반인들에겐 아레나 또는 배럴이 더 알려져 있는 것 같습니다. 저도 수영 강습 시작하면서 스피도라는 브랜드를 처음 알게 되었고, 수영모를 사용해 보니 정말 대박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재질이 튼튼하면서 디자인도 감각적이고 세련되어 보인달까요. 제가 좋아하는 수영선수, 서머 매킨토시도 올림픽에 이 브랜드의 제품을 착용하고 나와서 더욱 애착이 갑니다. 

3. Y의 선택

지금 수영장까지 거리가 너무 멀어서 지난 7개월동안 다니는 내내 힘들었습니다. 사실 집 앞에 수영장이 있어도 가기 귀찮아하시는 분들 계시잖아요? 저는 오로지 수영에 대한 사랑과 집념으로 운전해서 장장 45분이 걸리는 수영장을 거의 빠지지 않고 다녔던 것입니다. 하지만 장시간 운전으로 인한 허리 통증으로 인해 수영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가 됩니다. 그리고 저희 반 호랑이썜은 당근과 채찍을 적절하게 섞어 수업을 진행하는 게 아니라, 계속 호통치고 푸시만 하는 스타일이라 더욱 수업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지쳐갔습니다. 수영을 배워본 분들은 아실 겁니다. 어떤 강사님을 만나느냐에 따라 실력의 차이가 많이 생긴다는 것을요. 앞으로 배울 것이 너무 많고, 아직 갈길이 먼 이 워너비 수영인에겐 변화가 필요했습니다. 좀 더 거리가 가까운 수영장에서 좀 더 친절하고 수영에 동기부여를 해주는 선생님이 필요하다는 것이 저의 결론입니다. 그리고 수소문 끝에 적당한 곳을 알게 되었고, 3월 말부터 다니기로 결정했습니다. 지금 수영장에서의 추억도 당연히 소중하지만, 접영, 돌핀킥, 턴, 다이빙 등 고급기술을 배우기 위해서는 정든 고향도 떠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