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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

초급과 중급 사이

by 스윔달링 2025. 2. 1.

1. 수영이라는 공통분모

수영을 배우러 온 목적은 저마다 다릅니다. 병원에 가서 상담을 받았는데 의사 선생님이 수영을 권해서 온 수강생분이 있는가 하면, 회사를 다니는데 상사가 수영 동호회를 운영하면서 수영을 잘하는 직원을 편애하는 것을 보고 본인도 점수를 따기 위해 수업을 등록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또한 일상의 활력소가 될 만한 무언가가 필요한 사람도 있을 것인데, 새벽반 수업을 들으러 오는 한 친구가 그랬습니다. 별달리 취미랄 것이 없는 일상이 너무 비루해서 뭐라도 해야지 하는 생각으로 수업을 등록했다고 합니다. 사실 너무 반가웠습니다. 왜냐하면 새벽반으로 옮기고 나서 모두가 중급 이상의 실력을 가지고 있어 혼자 초급반 학생으로 중급반과 같이 수업을 듣기가 부담스러웠는데, 이 친구가 유일하게 초급반이어서 서로 진도도 비슷하고, 말도 잘 통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연락처를 주고받고 친해지게 되었습니다. 둘 다 선생님에게 엄청 혼나면서 배우다 보니 어느새 접영 발차기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접영을 마스터하고 나면 함께 축하의 브런치를 먹으러 갈 계획입니다. 그녀의 나이도 직업도 몰랐지만, 수영을 좋아한다는 공통점 하나만으로 이렇게 친해질 수 있다는 게 신기할 따름입니다. 아무튼 그녀는 제가 새벽수영을 견딜 수 있게 해 준 동반자와 같은 존재라서 너무 소중하고 고마운 마음입니다. 

 

2. 내 발목을 잡은 자유형

"내가 언제 그렇게 하랬어요? 아,, 답답해 진짜." 저희 호랑이 수영 선생님이 가끔씩 이렇게 화를 내시는데, 못한다고 생각할 때보다는 수업에 집중을 안 하는 거 같을 때 따끔하게 호통을 치십니다. 저 역시 엄청 혼나면서 배우고 있는데요. 그냥 취미로 가볍게 배우러 온 건데 이렇게까지 혼이 날 일인가, 싶을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한번 자존심이 상하도록 혼이 나면 오기가 생기면서 반드시 이 영법을 마스터해서 선생님 입이 떡 벌어지게 보여줘야지, 하고 다짐을 하게 되고 맹연습에 돌입하는 제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실력이요? 당연히 늘긴 합니다. 하지만 힘 많이 안 들이고 기술적으로 완벽하고 아름다운 자유형을 하기까지는 갈길이 멀기에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연금술을 연마하듯 연습을 하는 것입니다. 특히 제가 자유형을 할 때 선생님한테 유독 많이 혼이 나는데, 일단 발차기가 너무 약하다고 하시고, 팔 젓는 속도도 너무 느리다고 합니다. 측면 호흡 타이밍도 틀렸고, 전반적으로 큰일 났다고 하셔서 시간이 날때마다 자유수영을 가서 이 영법만 파고 있습니다. 일단 자유형을 할때 가장 어렵다고 느꼈던 부분은 호흡이었습니다. 호흡을 하려면 고개를 돌려야 했는데, 그렇게 고개를 돌릴 때 살짝 들리면서 몸이 가라앉게 되고 균형이 무너졌습니다. 그래서 고개를 너무 들지 않고 어깨를 연상태로 고개를 돌려 측면 호흡을 시도해야 하는데, 이게 생각대로 잘 되지 않습니다. 현재 자유형 팔 돌리기 심화과정에 돌입했으니 다른 페이지에서 자유형과 제가 하고 있는 훈련에 대해 자세히 썰을 풀어보겠습니다. 

 

3. 옆 레인의 고수들

수영강습이 이루어지는 첫 번째와 두 번째 레인을 지나면 자유수영이 허용되는 세 번째, 네 번째 그리고 다섯 번째 레인이 있습니다. 새벽 반 학생들이 쪼르르 모여 수업을 듣고 있을 때, 그들은 어김없이 나타납니다. 범상치 않은 디자인의 수영복을 입고 특유의 아우라를 발산하며 수영장 입구에서부터 슬로 모션으로 걸어 들어옵니다. 수영복과 수경 컬러만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돌핀킥과 턴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는 선수 못지않은 수영 실력을 가진 고수들이라는 것을. 수영물에 입수할 때도 남다릅니다. 점프대를 사용해서 다이빙을 하죠. 그렇게 한 마리의 돌고래처럼 깔끔하게 입수를 하고 나면 한동안 수면 위로 나오지 않습니다. 가벼운 돌핀킥만으로 수면 아래에서 헤엄쳐 나가는 중이기 때문입니다. 한참을 그렇게 가다가 물 위로 나오는 순간 이미 한 15M는 지났습니다. 10M 미터만 더 가면 반대편에 도착합니다. 그렇게 몇 번 자유형으로 팔을 휘저으면 어느새 도착지점에 다다르고, 그 순간 가볍게 턴을 해서 보는 이들의 입을 떡 벌어지게 만듭니다.... 고수들의 실력을 와, 멋있다, 하면서 보고만 있을 수는 없습니다.

우리의 목표는 이제 더 이상 단순한 취미 활동으로서의 수영이 아니라, 돌핀킥으로 잠영을 하고, 가볍게 턴을 해서 반대편으로 갈 때는 접영으로 물살을 가르는 그런 수영여신이 되는 것입니다. 이게 다,,, 저 옆 레인의 고수들 때문입니다. 

- To be Continu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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