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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

수영 영화 추천 <보이 인 더 풀>

by 스윔달링 2025. 6.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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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개봉 소식을 들었는데 제가 사는 제주에는 상영하는 영화관이 없어 오래 기다렸습니다. VOD에 공개되자마자 보았는데, 기다린 보람이 있네요. 오랜만에 독립 영화의 매력에 푹 빠져 원 없이 헤엄쳐 본 시간이었습니다. 스케일이 크거나 화려하지는 않지만 잔잔한 영상미와 배우들의 절제된 연기를 통해 오히려 그 깊이를 잘 느낄 수 있었던 영화였습니다. 

 

1. 아픈 성장통을 덤덤하게 

 
복잡한 가정사로 인해 바닷가 마을로 이사를 온 석영(여주인공)은 엄마와 동생에게 틱틱거리는 평범한 사춘기 소녀입니다. 그나마 좋아하는 수영을 하는 것이 유일한 일상의 돌파구입니다. 한편 '우주'라는 이름의 남자 아이는 석영이 바닷가에서 혼자 놀다가 물에 빠져 죽을 뻔한 순간에 빠른 속도로 헤엄쳐 다가와 구해주게 됩니다. 그렇게 둘의 인연은 시작됩니다. 자신을 바닷가에서 구해준 우주를 동네 수영장에서 우연히 마주치게 된 석영은 수영을 한 번도 배운 적 없다는 우주가 자신보다 수영을 잘하며, 타고난 소질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석영의 권유로 수영을 시작한 우주는 동급생들이 자신의 수영 실력을 알아주기 시작해서 뿌듯해하고, 수영 코치까지 우주를 눈여겨보고 선수로 키워보기로 결정합니다. 하지만 정작 수영을 너무 좋아하는 석영은 코치의 기준에 미치지 못해 명단에서 제외되는 아픔을 겪습니다. 그리고 우주와 수영장에서 한 번의 시합을 통해 자신과는 차원이 다른 실력과 타고난 신체 장점을 우주가 가지고 있다는 점을 인정합니다.

 

아무도 몰라, 누나만 알아.  

 
어느 날, 바닷가에서 우주는 자신의 비밀을 석영에게 털어 놓게 됩니다. 우주의 발가락 사이에는 물갈퀴가 달려 있었던 것이죠. 이 물갈퀴가 상징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지만, 영화를 좀 더 판타지적으로 만들어준 요소라는 것은 분명합니다. 

 

일부 극장에서는 이 물갈퀴 모양의 배치를 관객들에게 증정하는 이벤트가 있었다고 합니다. 다시 줄거리로 돌아와서 수영에 최적화된 신체 비밀을 갖고 있는 우주는 선수권대회에서 신기록을 수립하는 활약을 하는 선수로 성장합니다.

우주와는 달리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석영은 서울에 가 있는 우주의 빈자리를 채워주는 남사친도 생기고, 동생한테 용돈도 주면서 언니 노릇도 합니다.  그러던 어느날, 한 축제에서 단기 알바로 일하던 석영은 우연찮게 우주와 마주치게 됩니다. 오랜만에 마주한 두 사람은 예전의 추억을 하나 둘씩 떠올리며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그렇게 석영과 재회를 한 우주는 또 한번 석영에게 중요한 사실을 털어놓습니다. 자신의 발갈퀴가 사라지고 있어 예전만큼 기록이 나오지 않아 선수 생활이 위험하게 되었다고 말이죠. 석영은 실망을 하지만 우주가 마음을 고쳐 먹고 선수 생활에 매진할 수 있도록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합니다. 그렇게 서로에 대한 애정이 깊어지고 있을 때, 석영의 남사친이 우주의 부진한 수영 기록이 석영과의 연애 때문에 그런 거 같다며 석영을 자극하고, 당황한 석영은 남사친에게 우주의 비밀을 발설하게 됩니다. 그 후에 벌어지는 일들은 관객의 입장에서 마음이 쓰려옵니다. 이러한 전개를 통해 작품이 시사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은 관객들의 몫이며 정답은 없습니다. 다만, 저런 상황이라면 우리는 어떻게 대처를 했어야 할까... 잘 이겨낼 수 있을까.... 등등 극 중 인물들의 복잡한 심경이 그대로 전해집니다. 그게 이 영화의 특별한 점 같습니다. 

2. OST가 영상미와 찰떡인 영화

영화를 보는 내내 깔리는 잔잔한 피아노 선율이 너무 듣기 좋았습니다. 영화의 OST를  맡은 마이클 최는 한국계 미국인 음악 감독으로 영화, 애니메이션, 게임 CF 등 다양한 뉴미디어 대상으로 작곡과 프로듀싱 경험이 있다고 합니다. 장르적 실험과 시네마틱 한 감수성이 넘치는 창작 음악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 그의 행보라 할 수 있는데, 그래서인지 수영을 모티브로 한 영화의 몽환적인 영상과 잘 어울리는, 물 흐르듯이 미끄러져 내리는 피아노 선율이 매력적인 음악들이 주로 흐르고 있었습니다.  

 
연출도 매우 독특한 기법을 사용한 장면이 나왔는데 신선했습니다. 독립영화이기에 시도해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고 생각됩니다. 예를 들어 지역 물 축제에서 석영이 잠시 일을 하는 장면에서 축제 특유의 경쾌하고 다이내믹한 분위기를 표현하기 위해 석영이라는 인물 외의 풍경은 모두 날리듯이 처리된 연출은 보면서 되게 신기했습니다. 또한 전체적으로 청량감 느껴지는 톤으로 촬영된 장면들이 많아 여름과 수영, 바다와 같은 요소이 피부로 느껴지는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3. 날 것의 연기를 보여준 신인 배우들

일단 어린 석영과 우주를 연기한 아역배우들은 너무 귀여웠습니다. 약간 어색해도 그게 오히려 더 자연스럽고 보기 좋았다고 해야 할까요? 어린아이들이 수영모와 수경 착용했을때 그 귀여움이 배가 된다는 건 잘 알고 계실 겁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엄마 미소가 절로 나는 장면들이 가득했습니다. 

 
성인이 된 석영과 우주를 연기한 효우와 이민재는 모두 신인배우들이지만, 절제된 연기로 주인공들이 겪고 있는 복잡한 내면의 세계를 섬세하게 표현해주었습니다. 너무 노련하거나 안정적이었다면 오히려 안 어울렸을 것 같습니다. 특히 이민재 씨는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넷플렉스 시리즈 <약한 영웅 Class2>에서도 대중들에게 확실하게 각인되고 있습니다. 그런 그가 <보이 인 더 풀>에서 신체적 비밀 때문에 괴로운 성장통을 겪는 우주의 아픔을 담백하고 덤덤하게 연기하고 있어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효우와 이민재 씨 두 분 다 앞으로의 연기가 엄청 기대됩니다 

 

 

2025.05.21 - [수영] - 수영 영화 개봉 소식 <보이 인 더 풀>

 

수영 영화 개봉 소식 <보이 인 더 풀>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수영 영화 한편이 극장에서 상영중이라고 합니다. 저는 제주도에 있어서 극장에서 관람하기는 힘들것 같아 IPTV로 보고 리뷰를 올리려고 합니다. CGV, 메가박스, 롯데시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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